소비가 움츠러들면서 전반적으로 소비는 소소해졌고 가격대가 있는 제품들에 대한 기준들은 더 엄격해졌다. 가방의 참 장식이나 부담 없고 소소한 기쁨까지 주는 저렴한 작은 아이템으로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굿즈의 소비라면 고민 없이 쉽게 구매되었다. 이렇게 소소한 소비는 개성을 담은 미적 표현으로 꾸며지게 되고 Z세대의 꾸미기 열풍을 시작되었다.
1. 꾸꾸꾸(꾸미고 또 꾸미고)_꾸미기 열풍
디지털 디톡스의 효과로 다꾸(다이어리 꾸미기)에서 시작된 꾸미기 유행은 폰꾸(핸드폰 꾸미기), 텀꾸(텀블러 꾸미기), 신꾸(신발 꾸미기), 백꾸(가방 꾸미기)부터 별다꾸(별 걸 다 꾸미기)까지 다양한 별칭을 생성하며 최근 몇 년 사이 10-20대 중심으로 활발히 확산되고 있다. 10-20대 층이 즐겨 찾는 지역에는 꾸미기용 장식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오프라인 문구 및 소품 샵이나 팝업 샵 등이 속속 생겨나고 있으며 온라인상에서도 ‘디지털 문방구’라 불리는 문구 플랫폼 역시 급성장하고 있다.
이처럼 꾸미기 트렌드가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대세가 된 배경에는, 자신의 정체성과 개성을 표현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대적 특성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다. 특히 틴에이저 특유의 감성과 미적 가치관이 시대적 흐름을 주도하고, SNS를 통해 취향을 공유하는 문화가 시너지를 발휘하며 이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2. 트꾸(airport tray photo)_ '공항 트레이 꾸미기'
트꾸라고도 불리는 이 유행은 해외여행 시 공항검색대 트레이 위에 올려놓는 다양한 소지품을 감각적으로 배치하는 것과 그 사진을 말한다. Z세대가 SNS용 사진을 찍느라 검색대 시간을 지연시킨다는 사회 비판적 시각이 있지만 정작 젊은 층에서는 스타일리시한 자기표현법으로 각광받는다.
고가의 선글라스나 알록달록한 색감의 운동화나 향수 등을 깔끔하고 정교하게 배치해 이상적인 여행의 모습을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며 가방 속 소지품을 공개함으로써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는 ‘왓츠 인 마이 백’의 자기 표현방식이다.
3. 크꾸( 'Crocs'의 지비츠) _ 커스터마이징 팬덤
다양한 지비츠 참을 활용해 자신만의 개성 있는 크록스를 완성하는 ‘크록스 꾸미기(크꾸)’
꾸미기 트렌드를 취향의 커뮤니티와 팬덤 생성으로 이어나가 소비자 충성도를 높인 가장 적합한 브랜드 마케팅이다.
팬데믹 시기를 기점으로 공격적 크꾸 마케팅으로 지속적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크록스는 꾸미기용 액세서리 ‘지비츠(Jibbitz)’*로 자신만의 신발을 만들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문화를 구축하면서 팬층을 형성했다.
*2005년 가정주부 Sherri Schmelzer가 아이들과 크록스를 꾸미기 위해 작은 버튼 장식을 만들어 ‘지비츠’라고 불렀다. 이 장식이 인기를 끌자 크록스에서는 이 아이디어를 전격적으로 받아들여 이듬해 지비츠를 인수했다. 이후 스포츠 팀, 캐릭터, 패션 등 다양한 테마의 장식이 개발되었고, 크록스 커스터마이징에 핵심 아이템이 되었다.
4. Z의 개인화 _직접 하는 커스터마이징
Z세대는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개인화 상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꾸미기는 어느 세대보다 남과 다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Z세대에게 매우 의미 있는 취미이자 놀이가 되는 소비활동이 될 수 있다. 꾸미기는 예술과 같은 자기표현이자 정체성을 드러내는 커뮤니케이션의 한 방식이기도 하다. 자신만의 꾸미기 스타일링을 보여주고 기법을 공유하면서 비슷한 취향의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Z세대의 특징이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론 커스터마이징과 개인화를 추구하는 소비자 지형 변화의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이 상품을 직접 꾸미고 공유하는 경험을 제공하고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독려함으로써 형성된 커뮤니티를 브랜드의 충실한 팬덤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5. 내시피 (내 마음대로 만드는 레시피) _자기만의 맞춤형 디저트
탕후루 인기를 능가하는 새로운 디저트 강자로 떠오른, 이른바 ’ 내시피(내 마음대로 만드는 레시피)’ SNS에서 보이는
커스터마이징 개인 맞춤형 디저트이다.
소비행위가 자기만의 레시피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탐색 작업, 더 나아가 창의적인 생산 작업으로 이어지는 변화하는
프로슈머(prosumer)’개념이 현실화되고 있으며, 이러한 내시피가 중요한 레퍼런스이자 높은 조회수와 화제성의 콘텐츠로 새로운 고객 유입 요인이 될 수 있다.
6. 마무리하며_창의적 브랜딩의 새로운 시대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참여로 이루어진 현재의 Z 세대 꾸미기 문화에서 우리는 커스터마이징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제품을 사용하는 것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취향과 개성을 표현하는 창의적인 방식으로 상품을 재창조하고 있다. 이는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새로운 소통 방식이며, 소비자 시점에서의 커스터마이징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제 브랜드는 소비자의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참여를 위해 그들의 의견이 충실히 반영된 수많은 옵션을 스마트하게 놀이터로서 작동해야 할 것이다. 간섭이나 강요 없이, 오롯이 자신의 취향과 개성을 존중받고 있다고 느낄 때 진정으로 창의적인 브랜딩, 강한 팬덤이 자리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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